나처럼 프리랜서로 오래 일한 사람은 언제 불안해지냐면요
딱히 큰 일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서,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손이 잘 안 움직이더라고요. 이유 없는 무기력. 몸은 무겁고, 머리는 멍하고, 그냥 잠깐 쉬자 했는데 며칠이 훌쩍 가더라고요.
혼자 살고, 정해진 출근도 없고, 뭐라 할 사람도 없으니까 쉬는 건 쉬운 일인데… 그게 또 너무 쉬우면 이상하게 무섭습니다.
‘이게 내가 쭉 할 수 있는 일이 맞을까?’
‘나중에 수입 줄면 어떻게 하지?’
그렇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결국 노후까지 떠오르더라고요. 아직 40도 안 됐는데 말이죠.
그래서 막연하게 ‘정부에서 중장년 도와주는 거 뭐 없나?’ 하고 검색창에 몇 자 쳐봤어요.
그러다 고용정책 관련해서 이것저것 알게 됐어요. 예상보다 많고, 좀 복잡해 보였지만… 하나씩 봤습니다.
막상 알아보면 정보는 많은데, 딱 나한테 맞는 건 찾기 어려워요
처음엔 고용노동부 홈페이지를 둘러봤는데, 정보가 많아서 오히려 더 어렵더라고요. ‘신중년 재도약 지원’, ‘고령자친화 일자리’, ‘직업능력개발훈련’… 이런 단어만 보면 뭔가 있어 보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 도통 감이 안 왔어요.
그래서 그냥 고용센터에 가봤어요. 상담 예약하고 직접 가서 물어보니, 훨씬 낫더라고요.
“혼자 블로그 하고 있습니다. 재취업이 목표는 아니고요, 기술을 좀 더 배우고 싶어요.”
이렇게 얘기했더니, 직원분이 몇 가지 프로그램을 쭉 보여주셨어요.
생각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온다고 하시더라고요. 나처럼 1인 프리랜서도 있고, 경력 단절된 분들도 있고, 사업하다 접은 분들도 많대요. 그 얘기를 들으니까 나만 불안한 게 아니구나 싶었고, 뭔가 위로도 됐어요.
이걸 배워야 하나, 저걸 해봐야 하나, 생각만 많아지던 시기
직업훈련이 있고, 창업지원도 있고, 일자리 알선까지 있대요.
근데 솔직히 말해서 ‘재취업’이란 단어가 내겐 좀 낯설었어요. 누군가의 직원이 된다는 것, 규칙적인 출퇴근을 하는 것, 그게 가능할까 싶은 거죠.
그래서 제 관심은 자연스럽게 직업훈련 쪽으로 흘렀어요.
어떤 과정은 영상 편집도 가르쳐주고, 어떤 건 SNS 마케팅도 알려준다 하더라고요. 블로그에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이니까 괜찮겠다 싶었어요.
창업지원도 잠깐 고민했어요. 근데 사업계획서 쓰고, 발표하고, 서류 준비하는 걸 보면 ‘아… 이건 아직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가,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였어요.
선택한 건 ‘디지털 콘텐츠 제작 과정’이에요
딱 봤을 때 ‘이거다’ 싶었던 건 아니고, 일단 들어보자 싶었어요.
주 5일 수업인데, 하루 4시간 정도고, 훈련수당도 나오더라고요. 처음엔 돈 받는 게 좀 민망했는데… 생각해보면 내가 투자하는 시간이니까, 이 정도는 받아도 되겠다 싶더라고요.
포토샵, 프리미어, 캔바 이런 것들 하나하나 배웠고, 직접 실습도 했어요. 수업 중에는 실제 유튜버로 활동하는 강사님이 직접 사례를 들어서 설명해줬는데, 그게 진짜 좋았어요.
책이나 영상 강의랑은 완전히 달랐고, ‘지금 블로그에 바로 써먹을 수 있겠다’ 싶은 내용들이 많았죠.
같이 수업 듣는 분들 중엔 50대, 60대도 많았어요. 생각보다 다들 열정이 넘치더라고요. 나는 젊은 축에 속해서 오히려 부끄럽기도 했고요.
직접 참여해보니까 좋았던 점, 솔직히 말해 아쉬운 점도 있어요
먼저 좋았던 점.
아침에 일어날 이유가 생긴다는 거. 진짜 이거 큽니다.
혼자 일하는 프리랜서는 나태해지기 쉬워요.
근데 교육이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루틴이 생기고, 밖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리듬이 생겨요. 사람들 얼굴 보고, 간단한 인사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됐어요.
또 하나는 ‘내가 모르는 걸 배운다’는 쾌감.
그동안 그냥 감으로 하던 이미지 편집을, 이젠 좀 더 구조적으로 할 수 있게 되니까 신기했어요.
그런데 아쉬운 점도 있긴 있어요.
진도가 느려요. 이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있어서, 강사님이 같은 걸 여러 번 설명할 때가 많았어요.
그리고 수료하고 나면 뭔가 뿌듯하긴 한데… 실질적으로 이게 내 수입으로 얼마나 연결될지는 또 다른 얘기예요.
예를 들어 영상 편집을 배웠다고 해도, 바로 프리랜서로 뭔가 하긴 어려워요. 수업은 입문 수준이니까요.
결국은 내가 따로 더 파야 하고, 실습을 반복해야 하죠.
고용정책이란 게 특별한 사람들만 쓰는 게 아니더라고요
예전엔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뭔가 ‘나랑 안 맞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막연하고, 복잡하고, 중간에 포기하게 생긴 그런 구조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막상 해보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 생각보다 실용적입니다.
누군가가 내 상황을 듣고 방향을 잡아준다는 것만으로도 꽤 괜찮은 경험이에요.
처음부터 완벽한 선택을 하겠다는 마음보다는,
“일단 한 걸음 나가보자”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아요.
고용센터에 상담 한번 받아보고, 훈련 과정도 한두 개 들어보고, 내 일이랑 연결되는 포인트를 찾다 보면 그게 나중엔 무기가 되더라고요.
중장년 고용정책, 실제 써보면서 느낀 점 요약표
항목 | 내용 |
---|---|
접한 계기 | 블로그 수입 불안정, 미래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 |
알아본 정책 종류 | 신중년 장려금, 직업훈련, 창업지원, 인생 이모작 프로그램 등 |
선택한 프로그램 | 디지털 콘텐츠 제작 과정 (영상편집, 포토샵 등) |
결정 이유 | 블로그와 연계성, 훈련수당 지급, 부담 적은 시간 구성 |
느낀 장점 | 실무 능력 향상, 루틴 변화, 실전 팁 획득 |
아쉬운 점 | 느린 진도, 수료 후 실질 연결 약함 |
추천 조언 | 고용센터 직접 방문, 본인 일과 연결되는 프로그램 먼저 고려해볼 것 |
지금 불안한 당신에게, 한 마디만 할게요
나중에 ‘그때 해볼걸’ 하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조금 귀찮아도, 지금 한 발을 떼는 게 맞아요.
고용정책이든, 직업훈련이든, 창업지원이든
막상 시작하면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무엇보다 ‘혼자 고민’하는 시간을 줄여줘요.
상담받고, 설명 듣고, 그냥 들어보기만 해도 마음이 훨씬 가벼워져요.
결론은 이거예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불안할수록 뭔가를 해야 한다는 거, 그게 제가 이 경험을 통해 얻은 가장 솔직한 교훈이에요.
그렇게 오늘도 한 걸음.
조금씩, 나를 갱신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