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신분증 지자체별 차이, 저만 몰랐던 건가요?

시작은 그냥 잃어버린 운전면허증 때문이었어요

주말에 일이 좀 있었어요. 평소처럼 마트에 들렀다가 담배 하나 사려는데 신분증을 보여달라는 거예요. 별일 아니죠. 근데 그 순간 지갑을 열어보니… 운전면허증이 없더라고요. 지갑이 낡긴 했지만 항상 같은 위치에 잘 꽂아 두거든요. 순간 좀 멍했어요. ‘내가 어디다 뒀지?’ 하고 머리를 쥐어짜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어요. 이불 속, 가방 속, 차 안 콘솔박스, 온 집안을 샅샅이 뒤졌는데도 안 나오더라고요. 심지어 세탁기 안도 들여다봤어요. 괜히 안에 있을 것 같아서요.

한숨이 푹 나왔죠. ‘에이, 다시 발급받자’ 하고 인터넷을 켰는데… 그때 눈에 딱 들어온 단어가 있었어요. “모바일 운전면허증 발급.” 어? 이거 괜찮겠다 싶었죠. 실물은 잃어버릴 수도 있고 훼손될 수도 있고, 매번 지갑에 잘 챙겨 넣는 것도 귀찮았거든요. 뭔가 시대도 바뀌었는데 이제 좀 디지털스럽게 살아볼까 싶기도 했고요.

막상 하려니까 헷갈림 폭발

처음엔 진짜 별 생각 없이 시작했어요. 마이페이지 앱이랑 PASS 앱이랑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고요. 둘 다 모바일 신분증 된다는데 도대체 뭐가 다른 거냐고요. 일단 PASS 앱으로 먼저 해봤어요. 처음부터 인증, 인증, 또 인증… 지문, 얼굴, 이름, 주민번호 다 넣고 QR코드 띄우고, 다시 카메라로 본인 인증하는데, 어휴… ‘신분증 하나 만드는데 이렇게까지?’ 싶더라고요.

그 과정 중간중간 앱이 튕기기도 하고, 카메라가 얼굴 인식 못 했다고 재시도하라고 뜨고, 한 번은 얼굴 인식하다가 제가 눈 깜빡였다고 실패됐어요. 정말 무슨 보안 시스템에 잡혀 있는 죄인 된 기분이었어요. ‘그냥 오프라인으로 발급받는 게 더 낫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하기 싫더라고요. 그때는 뭔가 모바일 신분증 발급이 제 자존심 문제처럼 느껴졌어요.

친구랑 대화하다가 알게 된 지자체별 차이

그 와중에 부산 사는 친구랑 통화하게 됐어요. 제가 “모바일 신분증 발급하려고 주민센터 가는 길”이라고 했더니, 친구가 의아하다는 거예요. “왜 주민센터를 가? 난 그냥 앱으로 다 했는데?” 이 말이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어? 같은 국가, 같은 신분증인데, 왜 누군 되는 걸 나만 못 하는 거지?

알고 보니까 지자체마다 정책이 다르대요. 부산은 온라인 인증만으로도 충분한데, 서울은 아직까지 오프라인 방문이 필수인 지역이 많대요. 심지어 같은 서울이라도 구마다 또 다르대요. 그 말 듣고 진짜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고요. “어디 사냐”에 따라 인증 방식이 달라지는 건 진짜 예상도 못 했죠.

주민센터에서 또 한 번 당황

결국 동네 주민센터로 갔어요. 다행히 대기자는 거의 없었고, 직원분도 친절하셨어요. 절차는 금방 끝났어요. QR코드 보여주고, 본인 확인하고, 신분증 서류 스캔하고. 그런데 한 가지 더 당황스러운 말이 있었어요.

“요즘은 지역마다 방식이 달라서요. 여긴 무조건 오셔야 돼요. 앱만으론 발급 안 돼요.”

이게 뭐라고, 왜 이렇게 차이가 있는 걸까. 그냥 정부가 딱 기준을 정해서 전국 다 통일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 자리에서 직원분께 여쭤보니 시스템 구축 단계에서 지자체마다 진행 상황이 달라서 그렇대요. 뭔가 이해는 되는데… 참 복잡하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공항에서의 민망했던 순간

며칠 뒤, 출장 차 인천공항에 갔어요. 이때 드디어 내 모바일 신분증이 활약할 차례가 왔구나 싶었죠. 체크인하고, 수속하고, 면세점 둘러보다가 출국심사대에 섰어요. 지갑을 일부러 안 챙겼어요. 스마트하게 한 번 살아보려고요.

근데… 또 한 번 민망했죠. 입국심사 직원분이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보더니 고개를 갸웃하면서 물어보시더라고요. “발급 지역이 어디세요?” 그 말에 순간 멍했어요. 뭐가 문제냐고 여쭤봤더니, “어떤 지자체에서 발급했는지에 따라 시스템 연동이 안 되는 경우가 간혹 있어요”라는 답이 돌아왔어요. 결국 여권 꺼내서 통과했어요. 어깨가 축 쳐지더라고요.

괜히 허세부리다가 낭패본 기분이었어요. 모바일 신분증, 저만 쓰는 게 아니니까 당연히 다 통용될 줄 알았거든요. 근데 실은 지자체별 시스템 호환 이슈가 있다는 걸 그때 처음 느꼈어요.

지금은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있어요

그 후론 모바일 신분증을 좀 더 자주 쓰고 있어요. 병원, 은행, 택배 수령, 편의점 등등 활용도 꽤 넓어요. 지갑 없이 나갈 수 있다는 게 이렇게 편할 줄 몰랐어요. 뭐든 한 번 익숙해지면 세상이 달라 보이더라고요. 근데 아직도 ‘내 지역은 어떤 방식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게 마음에 걸려요.

얼마 전엔 후배가 강릉시청에 전화해서 발급 문의했는데, 그쪽은 온라인 인증만으로도 발급 가능하대요. 또 어떤 지인은 성남시에 살고 있는데, 모바일 주민등록증까지 지원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얘기 들을 때마다 서울에 사는 내가 오히려 더 불편한가? 싶기도 해요.

지자체별 모바일 신분증 발급 방식 차이 비교

지역 방문 필요 여부 인증 방식 발급 가능 항목 사용 가능 범위 예외 사례
서울 동대문구 O (주민센터 방문 필수) QR코드 + 오프라인 본인 확인 모바일 운전면허증만 가능 공항 출입국 심사 시 오류 발생
서울 서초구 X (온라인 가능) 패스앱 또는 공동인증서 모바일 운전면허증 가능 특별한 예외 없음
부산광역시 X (온라인 가능) 얼굴 인증 + 본인 인증 절차 모바일 운전면허증 및 주민등록증 대체로 원활함
성남시 X (앱에서 신청 가능) 패스앱 + 간편 본인 인증 운전면허증 + 주민등록증 주민등록증은 일부 관공서 미인정
강릉시 X (비대면 발급 가능) 간편 인증만으로 처리 가능 모바일 운전면허증 가능 예외 없음

결국 남는 말은 이거 하나예요

“통일 좀 해주세요… 진짜.”

모바일 신분증이 편하긴 한데, 발급 방식이나 사용 범위가 지자체마다 다르면 결국 불편은 사용자 몫이에요. 같은 국가, 같은 시민인데 왜 사는 동네에 따라 인증 방식이 달라야 하죠? 그게 아직도 이해가 안 가요. 공공서비스라면 더욱 전국 어디서든 똑같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래도 저에겐 큰 의미가 있어요. 실물 신분증을 잃어버릴 일도 줄었고, 일상 속에서 디지털로 한 발 더 들어선 느낌이 들거든요. 다만 다음부터는 ‘무조건 앱부터 설치!’ 하는 건 안 할 거예요. 꼭 먼저 ‘내 지역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부터 확인하고 시작할 거예요. 그게 진짜 중요한 첫 단계더라고요.

그러니 혹시라도 이 글을 보고 모바일 신분증 만들 생각 있으신 분이라면, 제 말 기억해 주세요. “일단 내 주소지부터 확인하기.” 이거 안 하면 시간 두 배로 쓰게 돼요. 저처럼 주민센터 두 번 왔다 갔다 하면서 뻘쭘해지는 일이 없길 바래요.

그리고… 그래도요. 뭔가 마음속에 남아요. 모바일 신분증이 처음엔 참 낯설었는데, 지금은 조금 든든하거든요. 제 이름, 제 얼굴, 제 정보가 스마트폰 속에 안전하게 있다는 느낌. 은근히, 마음이 가볍더라고요. 이젠 지갑 안에 뭘 안 챙겼나 걱정 안 해도 되니까요. 작은 변화지만, 저에겐 꽤 큰 변화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