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아닐 줄 알았던 감기, 이상하게 심해지더라고요
그날은 그냥 목이 좀 칼칼했어요. 평소 같으면 따뜻한 물 마시고 쉬면 나아지는데, 이번엔 이상하게 가슴도 답답하고, 몸이 축축 늘어지는 느낌이었죠. 주말이라 병원은 문을 안 열고, 동네 내과는 오후 진료도 끝났더라고요. 아, 그때 진짜 고민했어요.
“이러다 쓰러지면 어떡하지?” 싶어서 결국 부랴부랴 대형병원 응급실로 향했어요. 몸이 안 좋을 때는 뭐든 귀찮잖아요. 휴대폰, 지갑 다 집어넣기 귀찮아서 에코백 하나에 핸드폰만 들고 나왔죠.
도착해서 의외로 한산한 접수처 앞에 섰는데, 거기서부터 시작이었어요.
“모바일 신분증 있으세요?” 그 한마디에 얼음됨
접수창구 직원분이 웃으며 묻더라고요. “신분증 있으세요? 모바일로도 가능하세요.” 그 말 듣는 순간 순간 멍해졌어요.
‘모바일 신분증…? 뭐지 그게…?’
갑자기 뇌가 정지한 느낌이었어요. 순간 수많은 앱들이 스쳐갔죠. ‘민원24? 정부24? PASS앱? 아, 어디서 봤는데…’ 그 와중에 몸은 점점 뜨거워지고, 땀은 나고…
결국 “지갑 안 들고 나와서요…”라고 중얼거리듯 말했는데, 창구에서 난감한 얼굴로 “혹시 PASS앱 설치돼 있으세요?” 묻길래 얼떨결에 “아… 잘 모르겠어요…”만 반복했죠.
앱 설치는 쉬울 줄 알았는데… 진땀 뺐어요
앉아서 폰 켜고 앱스토어 들어가서 ‘모바일 신분증’ 치니까 비슷한 게 한가득이에요. 너무 많아서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고요. 그중에 제일 위에 있던 ‘PASS by SK텔레콤’ 앱을 깔았는데, 인증 절차가 장난 아니었어요.
통신사 인증하고, 얼굴 인식 등록하고, 사진 촬영하라는데 마스크 벗은 얼굴이 상태가 말이 아니었죠. 열나서 퉁퉁 부었는데, 인증이 안 되는 거예요.
결국 세 번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다가 화가 나서 폰 던질 뻔했어요. 뭔가 자존심 상하면서도 내가 왜 이걸 여기서 하고 있나 싶었죠.
그 와중에 뒷사람이 “왜 안 가지…?” 하는 기색으로 쳐다보는 것도 느껴지고, 뭔가 부끄럽더라고요.
결국 사람 손으로 해결… 민망함은 덤
결국 창구 직원분이 “오늘은 그냥 신분 확인 도와드릴게요” 하시며 메모지에 제 이름이랑 주민번호를 받아주셨어요. 마음은 고마웠는데, 왠지 초라한 기분이었어요.
진료는 금방 받았어요. 다행히 큰 병은 아니었고, 며칠 푹 쉬면 나을 수 있다고 했죠. 근데 병원에서 나오는 길에 계속 그 생각이 맴돌았어요.
“왜 이렇게 준비가 안 돼 있었지?”
집에 와서 다시 꺼낸 PASS앱, 이번엔 성공
진료 끝나고 집에 돌아오니까 열도 좀 내렸고 정신이 돌아오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도전해보기로 했어요. 이번엔 차분히 설명서를 읽으면서 인증을 하나씩 따라갔어요. 여전히 복잡하긴 했지만, 그래도 미리미리 해두니까 훨씬 수월하더라고요.
운전면허증 등록했는데 화면에 신분증 사진이 뜨니까 그제야 좀 안심됐어요. 마치 비상용 무기를 얻은 느낌?
“이제 병원가서 민망하게 굴 일 없겠다.”
어느 순간부터 습관이 됐어요
그 이후부터는 병원 갈 때마다 모바일 신분증 꺼내는 게 당연해졌어요. 카드지갑을 따로 안 들고 다녀도 되니까 가방도 가벼워지고, 마음도 한결 편해졌죠.
최근에는 키오스크로 접수하는 병원에서도 그냥 폰 대면 끝이에요. 예전 같으면 이런 변화 귀찮아서 안 하려고 했을 텐데, 한 번 겪고 나니까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보험 청구할 때도 신분 확인을 모바일로 하니까 빠르고요. 공공기관도 이걸로 통하고요.
가끔 친구들한테 이야기하면 다들 “에이, 난 아직 플라스틱 카드가 편해”라고 하던데, 저만 알고 있는 비밀 병기처럼 느껴져서 괜히 뿌듯하기도 해요.
그래도 아직 100% 익숙하진 않아요
물론 가끔은 앱이 먹통일 때도 있어요. 서버 점검이라고 뜰 때나, 앱 업데이트 안 하면 스캔이 안 되기도 하고요.
예전에 야간 응급실 갔을 때 화면 밝기 최대여도 스캐너가 못 읽어서 몇 번 다시 시도했는데, 그때는 다시 옛날처럼 식은땀 났어요.
그래도 그때랑 다른 건, 이젠 어떻게든 해결 방법을 안다는 거죠.
내 삶을 바꿔놓은 건 ‘한 번의 당황’이었어요
모바일 신분증, 사실 말은 거창하지만 결국 작은 도구예요. 근데 그 도구 하나가 내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꽤 커졌어요.
지갑 안 들고도 병원, 은행, 헬스장까지 되니까 점점 익숙해지고요.
예전 같았으면 “귀찮게 뭘 또 앱을 깔아” 했겠지만, 지금은 “나중에 곤란해지느니 지금 미리 해두자”는 쪽이에요.
그때 병원 접수창구 앞에서 당황하던 제 모습이, 지금은 은근히 고맙게 느껴져요. 그때 민망함 덕분에 지금 이렇게 편하게 살고 있으니까요.
모바일 신분증 병원 인증, 직접 써보고 느낀 변화표
| 구분 | 과거 (도입 전) | 현재 (모바일 신분증 활용 후) |
|---|---|---|
| 병원 접수 방식 | 주민등록증 실물 필요 | 스마트폰만 있으면 인증 가능 |
| 지갑 준비 여부 | 항상 실물 신분증 챙겨야 했음 | 지갑 없이도 병원 방문 가능 |
| 신분 확인 과정 | 이름·주민번호 수기 기입 | 바코드 인증으로 자동화 |
| 시간 소요 | 접수 지연, 신분증 찾느라 번거로움 | 키오스크 앞에서 10초 내 인증 완료 |
| 심리적 부담감 | 놓고 오면 곤란함, 불안함 존재 | 인증 수단이 폰에 있어 안정감 있음 |
| 실손보험 청구 | 추가 서류 제출 필요 | 모바일 인증으로 간편 제출 |
| 시행착오 경험 | 앱 설치 중단, 얼굴 인증 실패 | 앱에 익숙해져 빠른 대응 가능 |
| 사용 초기 느낌 | 복잡하고 귀찮다고 느껴짐 | 이제는 당연하게 활용 중 |
| 생활 변화 요인 | 접수 창구에서 당황, 불편한 경험 | 그 사건이 디지털 전환의 계기가 됨 |
| 현재 활용 영역 | 병원에 한정 | 병원, 은행, 공공기관 등 다방면 활용 |
마지막으로 남는 말 하나
“불편했던 기억이, 미래를 준비하게 한다”
그 하루, 그 당황스러웠던 몇 분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직도 종이 신분증만 믿고 살았을 거예요.
변화는 가끔 그렇게 민망하고 엉성한 순간에서 시작되더라고요.
이제 누가 “모바일 신분증 써보셨어요?” 물으면, 저는 아주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어요.
“응, 그거 덕분에 병원 접수할 때 좀 덜 헤매요. 진짜 있어보이기도 하고요.”